1945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나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한 후, 시를 4,000편 이상 쓴 정명석 시인이 새로운 시집 한 권을 들고 우리 곁에 찾아왔다. 『만남』은 시인이 발표해 온 ≪영감의 시≫ 시리즈의 여덟 번째 시집으로, 여기에 오색찬란한 72편의 시가 네 파트로 나뉘어 실려 있다.
1부 ‘아름답고 신비하고 웅장하다’ / 2부 ‘그렇게도 기다린 낮과 밤이었다’ :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간절한 기다림, 만남의 환희, 생활 속에서 느끼는 사계절의 정취,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절벽 솔〉, 〈하나님 궁〉, 〈님은 왔네〉, 〈만남〉, 〈기다린 밤〉, 〈한가위〉, 〈너도야 읊어라〉 등). 여기에 내포된 정서들은 ‘감사와 감탄’이라는 시어로 귀결되는데, 이는 시인의 마음 중심에 자리 잡은 삼위일체와의 사랑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변화가 가져다준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고난 후에 다시 고향을 찾은 시인은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으로 삶의 시를 읊게 되었다. 즉, 시인의 삶도 시도 부활기를 맞은 것이다. 따라서 시적 대상이 다채롭고, ‘시’와 ‘시 쓰기’를 주제로 한 메타시 또한 풍부하다(〈성령의 시〉, 〈속 이야기를 한다면〉, 〈존재할 때까지〉, 〈떠내려 보냈네〉 등).
3부 ‘이렇게 살았다’ / 4부 ‘생각 고도 높여라’ : 오 척 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수난기 때는 주변 환경에서 시상을 얻기보다 ‘생각’ 자체를 시적 대상으로 삼고 쓴 시들이 많다(〈생각 고도 높여라〉, 〈생각이 낙엽 되면〉, 〈믿지 마〉, 〈확인하라〉, 〈잠언〉, 〈잡념〉 등). 매일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한 몸부림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다(〈내 갈 길〉, 〈펜 끝 이천 리〉, 〈일 맛〉, 〈고생돼도 생명길〉 등). 이 시들은 누구든지 생각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승패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인생과 영원에 대한 깊은 사유를 이끌어낸다.
정명석 시인은 ≪영감의 시≫ 시리즈 여덟 권과 시선집 『내 고향 월명동 표적의 골짜기』를 발표했으며, 한국 시문학 100년사를 총망라한 『한국 시 대사전』(2011)에 그의 시 열 편이 등재되었다.
시인은 10대 때부터 산에서 기도 생활을 하고 성경을 2천 번 이상 읽으면서 배우고 깨달은 말씀을 세계 70여 개국 사람들에게 전해 온 종교 지도자로서, 시집 외에도 『구원의 말씀』, 『성자와 대화』, 『역사의 기록』, 설교집과 잠언집 등 100권이 넘는 종교 서적들과 회고록 『나만이 걸어온 그 길』을 집필했다.
또, 베트남전쟁 참전 체험을 바탕으로 쓴 『전쟁은 잔인했다. 사랑과 평화다 1~4』를 펴내어, 생명 사랑과 평화에 대한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에 조예가 깊어 조경, 미술, 음악, 스포츠로 세계 문화 교류를 꾸준히 하고 있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는 때다. 힘겨운 이 시기를 견디고 이겨 나가는 데 시인이 전하는 메시지가 힘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운, 따뜻한 심장이다.
[주희동 기자 약력] 전직목회자 천년솔 회장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심사위원 역임 2020 한국을 빛낸 문인 선정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장 금산군 배드민턴 협회장 인터넷 신문 청솔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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